# 무리수
욕심이 과했다. 책임감이 과했다.
살면서 리더 경험이 한번도 없고, 프로젝트 협업 경험이 한번도 없는 내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거지!'
의 생각으로 프로젝트의 리더 역할을 맡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프로젝트는 제대로 끝나지 못했다.
빠그러졌다.
또한 내가 자진해서 한 리더 경험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 아니라,
맨땅에 머리를 갈아버리는(?) 짓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문제점 대부분을 해결하지 못했다.
부끄럽다.
내가 야심차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잘 안돼서 많이 힘들기도 했고,
나는 리더의 자질이 없는 인간인가 하고 자책도 많이 했는데
그러나 머리를 갈아버린만큼,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제 이 빠그러진(?) 프로젝트에 대한 회고를 해보겠다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고, 프로젝트에 직접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누구한테는 당연할 수도 있는 것들이,
나에게는 너무 나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에
아무튼 시작하겠다.
참고로 이것은 순전히 팀 리더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팔로워들의 속사정을 나도 정확히는 모르는 것을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 문제 1. 리더의 경험 부재와 소심한 성격
나는 살면서 반장, 부반장도 해본 적이 없고,
팀플의 리더 역할을 해본 적도 없다.
근데 문제는
나는 프로젝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한눈에 보이지 않으면 답답해 하는 성격이고,
또 꼼꼼하고 세심해서 다른 파트 사람들이 해온 것에 대한 피드백을 아주 적극적으로 하며,
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은 편이고
그냥 모르겠다, 어느새 보면 팀에서 의견을 많이 내고
나도 모르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려고 하는 것 같다.
그니까 성격은 조금 소심한데, 또 하는 것은 대범하게 하려는?
그래서 이왕 프로젝트 처음 해보겠다, 기질도 이러겠다,
의견은 내고 싶은데 눈치보느라 못내는거 고치고 싶겠다,
그냥 소심하게 팔로워 역할하기보다 알(?)을 깨고 나오고 싶겠다
사람들 이끌어보고도 싶겠다
해서 리더에 도전했다.
결과적으로는 내 도전이 나를 한차원 성장시켜줬다.
적극적인 사람이 됐고, 또 사람을 대할 때 더 많은 여유가 생겼다.
당신이 만일 소극적인 성격을 극복하고 싶다면,
의견을 내는 것이 눈치가 보이거나,
혹은 너무 수동적이고 싶지 않다면,
꼭 리더 경험을 해보았으면 좋겠다.
또, 리더를 맡으면 팔로워 때는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보이고,
계획과 시간 관리, 분배 등 소프트한 기술들이 많이 는다.
처세술이 상당히 는다고 생각하면 좋다.
본인이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고 싶고, 갈등상황을 직간접 둘다 경험하고 해결해보고 싶고,
사람에 대한 처세술을 기르고 싶다?
주저하지 말고 리더 역할을 맡아봤으면 한다.
이왕 하는거 인원이 많은 팀의 리더면 더 좋다.
아주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상황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센스, 대처법 4종 세트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아 그리고 사람 눈치도 덜 보게 된다. 이거는 진짜 내가 장담한다.
처음에 할 때는 눈치를 더 보다가, 나중에 가면 무뎌진다. 그리고 그게 나만의 "뉴노멀"이 된다.
그리고 일하는 것보다 사람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것들 몸소 느낄 수 있으니
꼭 한번 해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부팀장도 말고 진짜 1등, 제일 위에 있는 리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 문제 2. 프로젝트가 빠그러진 원인 8가지.
Problem 1. 팀원들이 사적으로 전혀 교류가 없었다.
처음에 내가 했던 생각은, 프로젝트를 할 때 왜 굳이 술자리를 만들어야되지?
라는 생각이었다.
어차피 일만 기계처럼 하면 되는 건데 왜 회식을 하는거지? 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면 나는 주어지면 기계처럼 일을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회식 추진하는 것도 부끄러워서 못한 것도 있다.
돌아보면, 내가 생각했을 때 팀프로젝트를 하는데 있어서 회식은 필수다.
누구는 동의 안할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몰라 나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회식, 술자리의 목적은 그냥 음주가무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공통점도 찾으면서 유대감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나아가는 목표를 향해서 공감하고
무의식적인 유대감을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감이 없으면 책임감이 줄어들고,
본 프로젝트가 아닌 개인의 일정이 우선시되면서
일정은 계속 미뤄지고, 프로젝트가 점점 빠그러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돌아보면, 내 자신도 프로젝트에 완전히 "몰입"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일만 하는 기계는 맞긴한데, 유대감이 없을 때도 "몰입"을 해서 일만 하는 기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 사실 다른 사람들도 해야할 땐 다 일만 하는 기계가 맞는 거 같은데 내가 그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한 것 같다.
Problem 2. 유대감이 부족하니 제대로 된 소통이 되지 않는다.
MBTI가 E냐 I냐는 중요하지 않다.
소통을 하는데 개인의 성격이 영향을 주긴 하는데,
이 프로젝트의 문제는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유대감이 부족한 것이었다.
의견을 내는 자리를 만들어도, 다들 괜히 묵묵무답한 것이 아니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나는 분명 계속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고 생각하는데,
회의를 할 때마다 분위기는 무겁고, ( 꼭 막 신나야된다는 것은 아님 )
다들 자기 의견을 얘기 하지 않으니
나는 답답하고, 팀원들도 답답하고, 그런 것이다.
소통을 해야지만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고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고
어떤 불만이 있는지 알 수 있고
조율이 가능하다.
물론, 다수의 인원들이 프로젝트 경험이 전무하고,
조금은 자기 의견을 뙇! 하고 내세우는 사람도 없었던 것 같지만,
이는 부수적인 원인이고, 환경 조성을 해주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Problem 3. 분명하고 명확한 목적과 목표가 부재하였다.
프로젝트의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을 완벽히 세우라기보다, 우리가 계속 머릿속에 되네이고 향할 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지만
팀원들이 같이 으쌰으쌰 나아갈 수 있다.
사람이란 것이 참 신기한게,
리더가 되면 이끄는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하다가,
팔로워가 되면 귀신 같이 수동적으로 변하는 성질이 있는 것 같다.( 반박 환영합니다. )
이에 대한 이유는 다양한데,
어쨌든 팔로워는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팔로워들이 나아갈 수 있는 분명하고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지
처음에 의도한 프로젝트의 목적을 달성해나갈 수 있다.
아니 달성을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뭐라도 제대로 남는다.
Problem 4. 서로의 버닝타임이 달라서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인원이 많다보니 서로의 버닝 타임이 달랐다.
각자 본 프로젝트 외에 하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누구는 언제 시간이 널럴한데, 다른 누구는 그때가 바쁘고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프로젝트가 무한대로 늘어지기 시작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 프로젝트는 유대감도 부족했기 때문에
물론 시기에 따라 개인 일정이 우선시되는 시기가 있기는 마련이나
그러지 않을 때에도 우리 프로젝트가 점점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리기 시작한다.
Problem 5. 정리된 문서와 흐름도의 부재
핑계가 되진 않지만, 내가 기획 역할을 처음해보는 것이여서
정말 기획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처음에는 배우면서 했어야하는데,
또 나만의 똥고집이 발동되면서, 아 어떻게든 머리 갈면 알아서 되겠지! 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무대포로 밀고 나갔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 경험의 부재는 상당히 크다.
계획을 짜는 방법 부터, 문서를 정리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팀원들을 이끄는 것이며,
또 기획자 본연의 역할과, 심지어는 프로젝트 단체톡방에 공지글을 뭐라고 올려야되는지까지,
회의록은 어떤 템플릿으로 하는게 가장 좋을까,
갈등이 있으면 어떻게 해결을 해야하며, 진행이 막혔을 땐 어떻게 해야하고,
개발자는 뭐가 어쩌고 이렇게 되고 있는데 나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기획자 정말 CS 지식 필수. 아니 개발 프로젝트 경험도 필수. )
다시 돌아와서, 회의록 부터 기획, 개발 관련 정리된 문서가 있어야한다.
"정리된 문서"가 있어야 한다.
마구잡이로 중구난방하게 노션에 적었다가, 구글 시트에 적었다가,
회의록에 적었다가, 아이패드에 적었다가, 리갈패드에 적었다가,
이러면 안된다. 정해진 규칙, 체계가 분명하게 있어야한다.
우리 프로젝트는 처음에 7-8월에 9명이었다.
기획 1명 ( 나 ), 디자인 2명, 프런트 3명, 백엔드 3명 이었는데,
백엔드 한분은 개인 일정으로 프로젝트에서 나가고,
스터디를 마치고 9월에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데
나 혼자서는 벅찼고, 프런트도 실력자가 필요하고, 백엔드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기획 2명과 프런트 1명, 백엔드 1명을 추가로 모집하였다.
문제는, 내가 지금까지 뭘했는지 정리한 것이 없어서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새로 들어온 분들이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제대로 따라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프로젝트 진행이 굉장히 늘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그 무엇을 하든 기록하고 정리해야된다.
Problem 6. 팀에 실력자의 필요성
여기서 말하는 실력자는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한 실력 + 경험, 이 두가지에 대한 실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 프로젝트의 목표는 실제로 농작물을 온라인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사업이 목표였는데,
이게 수익을 내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와 그냥 서비스만 단순히 제공하는 프로젝트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 거래 transaction 한번을 하기 위해서
웹 사이트 개발에 있어서 고려해야하는 사항들과 개발 난이도와 깊이가 확 달라진다.
아니 개발 뿐만 아니라 그냥 기획, 디자인까지 프로젝트의 전사적 과정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
간단히 말해서 전 과정이 훨씬 더 복잡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경험이 없던 분들도 많았어서
너무 처음부터 무거운 프로젝트를 했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8개월 간 개발파트에서 계속 듣던 얘기가
할게 너무 많고, 과정이 되게 복잡하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었는데,
이게 나중에 내가 직접 개발도 해보고, 빠그러진 이유에 대해 계속 복기해보니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더군다나 나를 포함하여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아마 프로젝트가 너무 무거웠을 것 같다.
나중에 가서 기획자와 개발자 실력자들을 몇 명 모집하긴 했는데,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 때문에 뭐 결국엔 빠그러졌다.
Problem 7. 팀장은, 리더는 쉬는 시간이 없다.
내가 성격이 세심하고 꼼꼼한 편이라 너무 신경을 많이 쏟은거일수도 있는데,
어쨌든 리더는 정.말. 쉬는 시간이 없다.
다양한 변수들이 굉징히 자주 발생하고,
또 직접 프로젝트를 내가 이끌어야되기 때문에 생각해야하는 것들도 굉장히 많다.
아, 슬랙 좀 그만 보고 싶다ㅠㅠㅠ
나도 기획 이거 해야되는데 미치겠네 하오
아 학교 전공 졸프도 밀렸는데 어떡하냐 쉐엣ㅠ
이런 생각 솔직히 든다.
근데 그냥 받아들여야 하고 해야된다.
대신 한번 경험해보면 다음에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나도 프로젝트가 이렇게 장기화될지는 몰랐는데
늘어지면서 다른 파트를 보채기도 하고 계속 소통도 하게하려고 연락도 계속 돌리는 과정이
뒤로 갈수록 점점 지쳐갔다. 파트를 보채긴 하는데 프로젝트 진행은 계속 멈춰있으니까
이게 팀장 입장에서도 프로젝트를 점점 놓게 됐던 것 같다.
따라서 만일 정말 제대로 프로젝트를 할거라면, 리더로 할거라면
각오하고 해야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라는 것은 아니고, 그냥 원래 제대로 빡세게 하는 프로젝트의 팀장은 그런 것이니까
숙명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Problem 8. 농작물을 제공해 줄 농가에 컨택 조차 시도 하지 않았다.
물건을 팔겠다면서, 농작물을 팔겠다면서,
농가에 컨택 조차 시도 하지 않았다.
미친거 아닌가?
농작물을 받아와서 팔아야되는데, 컨택을 안 한다는게 말이 되나?
말이 안된다.
그럼 왜 컨택조차 하지 않았나?
첫 번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각 개인의 우선순위와 정리된 문서의 부재로 인해 늘어진 프로젝트 때문이다.
기획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프로젝트 진행이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오히려 느려졌다.
솔직히 말하면 혼자할 때보다 더 느려진 것 같다.
누구는 이날이 안되고, 이날까지 하기로 했던 것을 누구는 못해오고,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까 프로젝트 진행이 늘어지기 시작했다.
다들 사업에 대한 의지는 있어서 회의는 열심히 하는데,
정리된 문서가 없다보니까 계속 붕 뜬 느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정리된 문서의 부재를 깨닫고 늦게나마 부랴부랴 하나하나 정리를 했으나,
어느 순간 부터 개발이 더뎌지기 시작하면서
개발 파트를 신경쓰느라 기획도 덩달아 같이 늘어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흘러 어느새 9월에서 12월이 됐을 때,
내가 느꼈을 때 우리 프로젝트는 나를 포함한 팀원 12명에게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렸다고 느꼈다.
나를 포함한 기획 모두에게 묻고 싶다.
정말 사업이라는 것, 물건을 사고 파는 것에 "헌신"할 의지가 있었는지.
내가 생각했을 때 "헌신" 하고자 했으면 이런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두 번째 이유, 컨택하기가 두려웠다.
말 그대로다. 두려웠다.
까일까봐 두려웠다.
우리 서비스가 별로라고 할까봐 두려웠다.
계약을 따내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우리 서비스가 완벽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내가 PT를 잘 못하면 어떡하지?
우리에게 농작물을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하면 어떡하지?
완벽할 수 없는데 완벽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모순적인 생각이다.
만약에 까이면, 그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 되는 것이고,
혹여나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존재하거나, 사업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면,
다른 모델로 피봇하면 되는 것이고,
그래도 안된다고 판단하면, 그럼 그때가서 과감히 접으면 되는 것 뿐인데,
나는 그래도 내가 처음 큰틀은 다 기획하고 만들었는데,
무조건 성공해야하는데, 되야하는데,
그냥 시장 상황 이런거 떠나서 내가 했으니까 무조건 되야하는데
이런 생각을 했었다.
미친 생각이다.
전적으로 내 입장만 고려한, 오만한 생각이다.
완벽하지 못할까봐 솔직히 두려웠다.
물론 나도 점점 지쳐가면서 프로젝트에 "헌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점점 흐려지긴 했다.
그러나 내가 컨택을 하지 못한
메인 원인은, 내 완벽하고자하는 고집과, 오만함, 그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애써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내 마음,
거절과 실패를 회피하고 싶었던 내 마음
이 것이 나를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을 막아섰다.
세 번째 이유, 나는 돈을 버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있었다.
나는 처음에 친구들이 사업을 할 때, 돈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할 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돈 벌라고 하는건데, 왜 목적이 되면 안되지?
돈 많이 벌라고 하는건데? 왜?
근데 안된다. 돈은 목적이 되면 안된다.
돈은 사업을 하면서 따라오는 부수적인 것이지, 절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업의 목적은, "내가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야한다.
"나는 우울증 환자들을 위해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그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플랫폼을 만들거야"
"나는 서울시민들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여러 자전거 코스를 보면서 서울시의 다양한 곳들을 따릉이로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어"
가 되야하지,
"나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할거야"
가 플랫폼이 사회, 고객,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궁극적인 메세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아 물론 당연히 돈 많이 벌기 위해 하는 것 맞다.
그치만 그게 사업의 원대한 목표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돈을 좇으면 안된다는 친구 말을 이해하는데 6개월이 걸렸었다.
그리고 뼈저리게 느꼈다.
돈을 벌고 싶은 욕구는 순전히 내 욕심인 것이지,
내 서비스, 플랫폼,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나에게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중심적이었다.
오만했다.( 크흑ㅠㅠㅠㅠ )
# 마지막으로..
사실 위에 적은 것들 말고 다른 문제점들도 있는데 시간상 일단은 여기서 마무리 해야될 것 같다.
처음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정말 야심차게
마, 함 우리도 물건 팔아보자!
전화 돌려서 물건 구해서 함 팔아보자!
우리도 사업 한번 해봐야지!
이 각오로 시작했던게
뭐랄까 정말 열심히는 했다.
열심히는 했는데 방법과 추구했던 방향성이 틀렸었다.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다들 정말 책임감 있게 회의 분위기도 다운됐는데 끝까지 나와주기도 했는데
너무 열정 열정으로만 밀어붙이다가 프로젝트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것 같다.
실력 좋은 팀원들이었는데 내가 리더로서 잘 이끌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아쉽고 미안한 것 같다.
과정이 어떻든 원래 책임은 리더가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프로젝트에 악인이 없었냐?고 물어보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 우리 프로젝트에 있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
아무튼 책임은 리더가 지는 것이다.
너무 무겁게 생각하는 거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나는 원래 무엇을 하든 무겁게 제대로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ㅋㅋ큐ㅠㅠ)
그래도 배운게 있어서 그런지 저번학기에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팀장으로 두개 진행했었는데
둘 다 내가 물어보지 않아도 먼저 분위기가 좋았다고 했고 잘 이끌어줬다고 해서 기분은 좋다.
"저는 학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 제일 분위기 좋았고 재밌었어요"
이 말을 들었을 때, 뭔가 속에서 너무 감동을 받았었던 것 같다.
나도 좀 성장했구나를 느낄수 있었다.
내가 정말 느낀게, 유대감이 끈끈해서 분위기가 좋은 프로젝트는
사람들이 요구하지도 않는데 알아서 100%를 넘어 120%를 해온다.
굳이 밤새서 안해도 되는데 밤새서 만들어오시는 분도 있었고, 암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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