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에피소드긴 한데,
다시 첫날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무언가 자꾸 제주도 에피소드를 이어가면서,
조금은 분위기가 우울한 것 같기도 한데,
제주도 여행은 내내 재밌었고
여행을 돌아보고 후에
친구들, 진로 상담사, 부모님과 이야기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여행 이야기와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니,,
역시 근데 사람이 속이 답답할 때 여행을 가야 한다.
뭔가 생각의 전환이 되고 시야가 탁 트인다고 해야되나?
아무튼 시작하겠다.
# 쉴 거면, 제대로 쉬어야해
제주도 도착하자마자 든 생각.
덥다. 너무 덥다.
그래서 바로 카페로 목적지를 찍고
내가 제주도에서 제일 좋아하는 "봄날"에 다녀왔다.
( 5년 만에 온 거는 안 비밀 ㅋ )
애월 쪽에 있는 카페인데, 웰시코기가 진짜 귀엽다.
식빵 같은게 토실토실 해 가지고 깨물어주고 싶게 생겼다.
카페 안에 들어가서,
진수형과 민수형이랑 근황 토크를 시작했다.
(진수, 민수, 김수 대화 섞임)
"잘 지냈냐?"
"요즘 뭐하고 지내냐?"
"나는 요즘 취업 준비 하고 있지"
"형은 두번째 책 잘 쓰고 있어?"
"엇 형 나 무코 가져왔어. 사인 받을라고"
"어 짜식"
"진짜 고맙습니다. 책 사줘서 진짜 고맙습니다."
( 비굴하게 얘기한 것은 아니고, 맨날 책 사줘서 고맙다고 오바하는, 90도로 맨날 인사하는 진수형 )
"아 나는 요즘 뭐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
기획 역할로 프로젝트 여러 번 하긴 했는데 내가 이거를 계속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작년에 목표한 것들을 전부 이루고 나서
일년 반 정도를 쉼 없이 달려왔어서 지쳤던 걸까,
이번 학기는 학점만 따면서 나에 대한 생각만 하는 시기를 가지고 싶었다.
막상 제대로 못 쉰 거는 안 비밀이다.
동아리 프로젝트도 참여하고, 학교 부전공 수업 중에 어플 만드는 프로젝트 수업이
아주 6학점 아니 그 이상의 퍼포 먼스를 내주시면서
백엔드 개발 경험이 한번도 없었던 내가
연동 배포도 혼자서 해보고, API도 한땀한땀 짜서 연동 해보고
(궁금하신분은 아래 링크로)
https://github.com/CSID-DGU/2024-1-OSSProj-OhYeSu-05
무튼, 나를 재작년 부터 괴롭히던 몇 가지 생각들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서 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이건 뭐 쉬지도 못하고, 나에 대한 생각도 제대로 못해보고
한학기가 어중이떠중이 지나갔다.
# 무언가가 됐다고 생각했던 나, 오만했었다
2022년이 끝날 무렵, 2023년에 내가 나 자신의 레벨업을 위해
목표했던 것들을 작년에 전부 달성하게 되면서 오만해졌던 것 같다.
내가 뭐라도 된 줄 알았다.
작년에 내가 시도하고 하는 것 마다 엄청 잘 된것은 아녀도,
대회 나가면 수상하고, 학점도 잘 나오고,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했는데 리더로서 팀을 이끄는 내 모습에
취하기도 했고 우쭐하기도 했고
내 이상형 인연도 만나게 되면서 ( 지금은 헤어졌지만 하하 )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었다.
- - -
내가 단단히 미쳤었다.
나에게는 내가 해결해야하는 크리티컬한 문제들이 있었으면서,
나 자신에 취해있어서, 애써 그 중요한 문제들을 피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오랜만의 연애라서 정신 못차리고 연애 한 것도 있기도 했고.
나 자신에 대한 분석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했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었다.
다행히, 제주도를 다녀오면서 내 문제들을 전부 다 찾았다.
내 인생에서 두번의 큰 터닝포인트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완전 밑바닥을 찍으면서 우울의 끝장을 달렸었다.
"김수, 이번에는 우울의 깊이가 조금 다른거 같아 ㅋㅋㅋㅋ큐ㅠㅠㅠㅠ"
나를 정확히 알고 있는 소중한 친구가 해준 말이다.(ㅋ큐큐큐큐큐큨ㅋㅋㅋ큨)
이번이 내 인생에 있어서 세번째, 터닝포인트라고 느껴지는 시점인데
와 이게 세번째 겪는 건데도 정말 쉽지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저번보다는 훨씬 더 빠르게 벗어나는 느낌?
첫 터닝포인트는 내가 고3 때 공부를 시작했을 때고,
두번째 터닝포인트는 2022년 여름이었다.
다행인 사실은, 내가 이 터닝포인트를 찍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내 자신이 정말 크게 변화한다는 점이다. 퀀텀점프를 했었다.
# 게으른 완벽주의자
맞다.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인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바로 나였다.
그럼 나는 왜 게으른 완벽주의자일까?
우선 내 성격을 분석해보자.
나는 무언가를 할 때 꼼꼼하고, 체계적이며, 그 모든 경우를 고려하며, 세심하다.
즉,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또 자의식도 높아서,
남들의 평가를 많이 신경쓰는 편이고,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며, 초보자의 상태를 견뎌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할 때 너무 머리를 많이 사용해야되니까 스트레스가 많다.
이 완벽에 대한 강박이,
나를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으로 부터 방해한다.
그리고 나는 나랑 같이 만나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완벽을 선사해주고 싶어한다.
근데 이것이 오히려 우유부단하고, 펀치력이 없는,
추진력이 없는 나 자신을 만들었다.
그냥 모든 것이 내 손아귀에 있어야하고
모든 상황이 내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야 하는데,
그것이 틀어지는 상황이 너무 싫어서
내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막게 된다.
근데 이 완벽에 대한 강박이
다른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것과 연결이 됐는데,
내가 근 1년 동안 목표했던 것들을 전부 달성하고,
두번째 터닝포인트 이후에 큰 폭으로 내 자신이 성장하면서
아, 이제는 어느정도 남들에게 좀 치는(?) 완벽한 사람으로 보여질거라는
망상 아닌 망상이 겹치면서( 내.가. 단.단.히. 미.쳤.었.다. )
이 스트레스ful한 완벽에 대한 강박을 조금 내려놓으면서
"멈춘"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나보다 대단하고 뛰어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조금 좀 올라왔다고 이렇게 까분 내 자신이 좀 웃긴 것 같다.
자 그러면 남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싶다는 강박을
그대로 이어가면 되지 않냐? 라고 물어보면
이상하게 저번학기부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음 화에 ~~ 이어가보겠다.
블로그 쓰다가 잠 늦게 자버려서 내일 루틴 망가질 것 같다.
다음 이야기는 내가 어떤 기획자가 될 것인가에 쓴 창의력에 관한 내 잘못된 이해와
위의 이야기를 이어가보겠다.
서핑한 거 동영상도 넣을테니 기대 만땅 부탁드립니당
# 명상 합시다. 마음속이 지옥 같을 때. 명상 합시다.
혹시 진짜 힘드신 분들,
제가 동국대학교의 자랑인 자아와명상 수업을
여러번(?) 재수강 한 경험이 있어서 명상에는 도가 텄는데
명상이 진짜 힘들 때 좋더라구요
제가 명상 제대로 알려드릴 테니까 필요하신 분들, 편하게 연락주쎄용
10분 무료 즉석 커리큘럼 강의 해드리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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